“여성의 부드러움 살려 구호활동… 유엔도 인정”
포괄적 협의지위 재승인 받은 세계평화여성연합 문난영 회장
160여개국에 자원봉사자 파견
대륙별 여성지도자 교육 중점
세계일보 2010.02.24.
이달 초 세계평화여성연합(이하 여성연합)이 유엔 경제사회이사회의 포괄적 협의지위를 재승인받았다. 1997년 첫 승인 이후 3번째 재승인이다. 한국 비정부기구(NGO) 가운데 유엔의 포괄적 협의지위를 받은 단체는 여성연합과 굿네이버스 두 곳뿐이다.
24일 서울 용산구 여성연합 사무실에서 만난 문난영(69·사진) 회장은 “국제사회에서 여성의 장점인 부드러움을 살려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다 보니 유엔도 인정한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포괄적 협의지위의 의미는?
“이사회는 전 세계 여러 NGO에 협의지위를 부여해 상호협력하고 있다. NGO는 활동·규모 등에 따라 3등급으로 나뉘는데, 이 중 포괄적 협의지위는 가장 규모가 큰 NGO에 주는 것이다. 이사회 및 산하기구 회의에서 발언 및 의제 제안이 가능하다. 3100여개 전 세계 협의지위 NGO 중 141개만이 포괄적 협의지위를 가지고 있다.”
-여성연합의 국제사회 활동을 말해달라.
“94년 160여개국에 파견된 자원봉사자들이 현지에서 여성자립교육·어린이 학교 운영 등 구호활동을 하고 있다. 또 매년 민족과 종교의 대립과 갈등을 겪고 있는 중동지역 여성 지도자들이 교류하는 ‘중동여성평화회의’와 북한 어린이·여성 지원 사업을 한다. 현재 여권 신장·빈곤 퇴치 등 유엔사업과 관련한 60여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강조하고 있는 사업은?
“여성지도자 교육이 중요하다. 국내 회원들은 물론, 해외 각 대륙별로 지도자 워크숍을 진행한다. 여성들이 잘 배우고 주체성을 키워야 그 나라에 보탬이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북한 지원 사업에 애착을 느끼고 있다. 고향이 북쪽이다 보니 그리움이 많다.”
-여성의 힘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100만명이 학살당한 르완다 내전 이후 여성을 중심으로 국가 재건사업을 벌였다. 여성의원 비율이 56%로 세계 최고다. 부정부패나 당파 싸움도 줄어들면서 현재 르완다는 아프리카 IT(정보·기술) 강국이 됐다. 평화를 위해서는 각국에서 여성들이 사랑·관용·포용을 바탕으로 한 ‘소프트 리더십’이 발휘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