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참사랑 여성역할 모색/세계평화여성연합회의 내일 개최

[세계일보]1992-08-25 16면 1527자 생활·여성

◎반남성운동 탈피,남녀합동리더십 발휘/핵위협보다 시급한 청소년성교육 강조/60국 1백40명 참석… 「한국통일…」등 3개 주제별 토론60개국의 여성대표 1백40여명이 참석,「세계평화를 위한 여성의 역할」을 모색하는 국제회의가 26일 서울 쉐라톤워커힐에서 개최된다.

19일부터 30일까지 개최되는 제1회 세계문화체육대전의 일환으로 세계평화여성연합(WFWP·총재 한학자)이 주최하는 이번 회의는 「세계평화와 여성의 역할」이란 대주제아래 「21세기 여성의 역할」「한국통일과 여성의 역할」「여성의 새로운 역할」이란 3개의 소주제로 나눠 토론을 벌인다.

한총재는 기조연설에서 『지금까지 힘의 논리가 통했던 세계를 이제는 사랑의 논리가 지배되는 세계가 되도록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방면에서 여성들이 앞장서야 할 때』라고 전제하고 『이는 부모 부부 자녀관계가 참사랑으로 정리된 이상적인 가정을 이루는 것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남편 자녀와 함께 이상적인 가정을 만들고 이러한 운동을 사회적으로,국가적으로 확산시킬 때 이것이 곧 평화를 위한 세계운동이 될 것이라는 것.

여성의 사회운동도 투쟁보다는 화합과 조화의 방향으로 바뀌어야 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미국 워싱턴 타임스 편집국장 조셋 샤이너는 「21세기의 여성의 역할」이란 미리 발표된 주제문에서 『지금까지의 세계여성운동의 주류를 이루어온 여성해방운동은 노여움과 분노,증오에 증거한 반남성운동이었다』며 『그 결과 남성들의 반감을 사고 내적인 평화를 가져오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여성과 남성이 한팀으로 일하는 합동리더십의 시대를 여는 여성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한국의 통일에 대해서도 WFWP는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서영희경희대교수는 「한국통일과 여성의 역할」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그릇된 민주관과 집단적 에고이즘이 여성을 통해 각 가정에서 타파되지 않고는 북한과 하나가 되려는 운동이 활발해지기 어렵다』고 말했다.또 통일에 대비한 여성의 사회 정치적인 준비도 부족하다고 지적한다.북한여성들은 일상적인 삶 자체가 정치화되어 있고 북한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의 여성비율도 20.1%인데 비해 남한의 여성국회의원은 2.0%에 불과하다는 것.따라서 남한에서도 여성정치인을 육성하고 전국적으로 통일의식이 강한 민간여성단체조직도 확산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각국의 여성대표들은 사랑과 평화의 세계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먼저 도덕적 가치를 기반으로한 새문화를 정립시키는 일이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세계는 핵으로 인한 위협은 희미해졌으나 도덕의식의 부재로 가정과 사회가 내적인 붕괴위협에 직면해 있다는 분석을 전제로 한 진단이다.특히 청소년들의 불건전한 성의식은 세계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고 지적,청소년에게 올바른 성의 가치관을 확립케하는 교육활동을 여성들의 우선적인 과제로 꼽고 있다.

지난 4월10일 60개국 15만여명의 여성들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대회를 가졌던 WFWP는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3년에 한번씩 국제회의를 개최,청소년과 여성뿐 아니라 세계평화를 위한 여성의 활동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